맑고 향기롭게 법정스님 대표산문집 130 -131쪽
제비꽃은 제비꽃 답게
제비꽃은 제비꽃답게 피면 그만이지, 제비꽃이 핌으로써 봄의 들녘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그건 제비꽃으로선 알바가 아니라네.
그꽃이 그꽃답게만 핀다면 한두송이를 가지고도 봄의 온들녘을 술렁거리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제비꽃이 제비꽃답게 피지 못하고 개나리 처럼 핀다거나 벗꽃 처럼 피려고 한다면 그건 정말 봐 줄 수 없는 꼴 불견일 것이다.
또한 그것은 제비꽃 만의 이변이 아니라 봄의 비극이다.
그러므로 제비꽃은 제비꽃 답게 피면 되는 것이다.
그것은 제비꽃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숨쉬고 있는 오늘의 시류는 제비꽃으로 하여금 자꾸만 제비꽃 답게 피지 못하도록 작용하는데 문제가 있다.
같은 품종의 꽃으로만 닮으라고 밤낮으로 보채대는 것이다.
우리들의 정원에 똑같은 꽃만 핀다고 가상할 때, 우리들의 눈과 손길은 저절로 멀어지고 말 것이다.
모든 꽃들이 그 꽃 답게 피어날때 그 꽃밭은 비로소 장엄한 교향악의 조화를 이룰 것이다.
사계절을 두고 생명의 기쁨이 넘치게 될 것이다. 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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