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꽃을 좋아하느냐고 물으셨지요?
꽃 한가지만을 대라면 채송화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하도 키가 작아서 꽃꽂이에는 끼일 수 없지만 꽃 빛깔 하나 만큼은 어느 꽃보다 도 찬란하다고....
특히 진자주 그 색깔의 찬람함이란...
내가 이 채송화한테 반한 이유 중의 하나는 생명력의 강인함입니다.
여름 가믐에 이만큼 잘 견디는 풀이 있을까 싶습니다.
아참 있다 ! 쇠비름...........
자갈길 귀퉁이에서도 , 시멘트 담장벽 아래 갈라진 틈새에서도 기죽지 않고 또록또록 피어있는 꽃,
누구 하나 보아 주지 않아도 얼른 눈감지 않는 꽃.
7월의 뙤약볕이 가득가득 내리고 있는 마당에는 채송화 꽃들이 일렬로 늘어서서 반짝이고 있었고,
채송화의 꽃띠가 자갈들의 등을 기대고 묘한 선을 긎고 있었다.
탯줄 같은 자갈의 선과 점점이 박혀있는 채송화들,
엄마방에서 태어나지 못하고 그냥 숨져버린 생명의 꽃,
이후부터 채송화를 볼 때마다 이세상에 태어나지 못하고 그냥 하늘로 돌아가 버린 아이들의 혼꽃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그러기에 꽃 빛깔이 저토록 찬란한 것이겠지요.
오늘은 채송화를 보고 손벽을 치며 좀 얼러 보고 싶다.
웃음 소리를 낼 때 까지................ / 89 ~ 91쪽
눈을 감고 보는 길 /정채봉 에세이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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