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중에...

나는 어찌 이리 눈물겨운가

금강육묘원 2011. 12. 20. 20:25

생애의 발견/김찬호/

 

나이든 남자가 혼자 밥먹을 때

울컥하고 올라오는 것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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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혼자 밥먹는자들

풀어진 뒷머리를 보라

파고다공원 뒤편 순댓집에서

국밥을 숟가락 가득 떠 넣으시는 노인의 ,쩍 벌린 입이

나는 어찌 이리 눈물 겨운가

                                                                                                           황지우.거룩한식사.

 

 

인간이라는동물은 함께 밥먹는 것을 좋아한다.

먹이를 가운데 놓고 사이좋게 둘러앉아 오순도순 식사를 하는 모습을 짐승들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밥상은 인간공동체의 가장 원초적인 매개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인은 혼자 식사하는 것을 싫어한다.

아무리 훌륭한 음식이라도 식당에서 혼자 먹는다면 그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없는 듯 하다.

싱글로 사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도 집에서 늘 혼자 식사를챙겨 먹어야 한다는 점이다.

싱글이 아니라해도 집 바깥에서 함께 밥을 먹을 사람이 없을 때 차라리 굶고 마는경우가 있다.

실존의 외로움이 식사를 둘러싸고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것이다. 292쪽에서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내집 뿐이리

내나라 내기쁨 길이 쉴 곳도

꽃피고 새우는 내집 뿐이리

오사랑 나의집

즐거운 곳 내집뿐이리

 

존하워드 페인/즐거운 나의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