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끓이며
김훈/문학동네
1939년부터 1941년 사이에 남양군도의 여러섬으로 송출되어온 한인은 5800여명에이른다.
이들은 모두가 전시동원체제 아래서 조선총독부와 지방행정기관의 적극적 개입으로 송출된 인력이었다.
이들은 전쟁초기에는 사탕수수농장을 중심으로 농업노동에 종사했지만
전쟁의 막바지에는 비행장,도로,항만,참호를 건설하는 토목노동과 군수품 운반 작업에 배치되었다.
전쟁이 끝난후에 이들의 운명이 어찌되었는지는 자세히 알려져있지 않다.
1997년에는 티니안 섬의 밀림에서 한인 유골 5천여구가 발견되었다.
한인 노무자들은 저녁마다 모여서 아리랑을 노래 부르고
농사짓기를 좋아해서 텃밭을 일구어 한국에서 가져온 호박,감자,가지의 씨앗을 뿌렸고,봉숭아와 맨드라미를 심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맨드라미가 열대의 기후와 토양에 씨앗을 퍼트려서
한인 거주지로 지목되는 숲 언저리에는 맨드라미가 자지러지게 피어서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이 맨드라미가 그 맨드라미인가 92 쪽
고국의 꽃 고향의 꽃 향수의 꽃은 그렇게 무리지어 피어있었다.
머나먼 남태평양의 한 섬 언저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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