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피어있는꽃들

제비꽃 - 지극하다는 것

금강육묘원 2019. 11. 29. 22:02

우리는 일흔에 봄을 준비했다/원숙자 자연에세이



마당 여기저기에 피어있는 제비꽃 몇 뿌리를 캐 들고 차에 오른다.

시누이가 그건 뭐하러 캐 가느냐고 쯧쯧 혀를 찬다

"허긴 그려, 들꽃 좋아하는 사람은 제비꽃도 예쁜겨"

제비꽃은 꽃모양도 예쁘지만 짙은 보라색이 꽤 매혹적이다.

본래 햇살이 잘드는 흙이 있는 곳에서 자라지만 살펴보면 엉뚱한 곳에서도

그 예쁜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콘크리트의 갈라진 틈이나 돌담틈에서도 꽃을 피우는데, 틈에 흙이 있기

때문이다.

제비꽃의 씨앗에는 엘라이오솜 이라는 방향제가 들어있는데 이를 개미가 좋아한다고 한다.

개미가 제비꽃 씨앗을 통째로 물고 땅속 깊은곳까지 들어가 '엘라이오솜'만 따먹고는

쓸모없는 씨앗은 집 밖으로 던져버린다.

씨앗을 퍼뜨리기 위한 제비꽃의 작전이 개미에 의해 실행되고 있는 것이다. 19 -20쪽에서

오는 길에 하얀 제비꽃을 보았노라고

당장 뛰어나가 하얀 제비꽃을 확인하고 돌아오면서.....

병아리꽃,씨름꽃,앉은뱅이꽃,봉기꽃,장수꽃등의 별칭을 가지고있다.

제비꽃이란 이름은 꽃이 필무렵 언제나 제비가 돌아왔기 때문이라고..

안도현 시인은 제비꽃은 허리를 낮출줄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꽃이라고 했다.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다고 했다.

이렇게 좋은 봄날, 제비꽃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나는 쪼그리고 앉아 제비꽃을 보며

봄을 만끽한다. 295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