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 01 이용범 지음 인생의 참 스승
삼국시대에서 항일기까지 우리 선비 234인의 향내나는 일화
권제의 육촌형중에 군수에 이른 사람이 있었다.
그는 늣도록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임시직으로 금화도감(오늘날의 소방서)의 판관이 되고자 했다. 그러나 권제는 육촌형의 부탁을 받은지 5년이 지나도록 그 자리에 추천해 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권재는 인사권을 쥔 이조판서가 되었다.
그런데도 다시 2년이 지나도록 육촌형을 추천해 주지 않았다.
마침내 육촌형은 화가나서 권제를 찾아가 말했다.
"나와 너는 육촌사이이니 추천을 해도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나의 곤궁함이 이미 극에 달해있는데, 네가 이조판서로 있으면서 나를 추천하지 않는 까닭이 무었이냐?"
그러자 권재는 웃으며 대답했다.
"형님의 몸가짐이나 사람됨이 본래 좋지 못하니 저 또한 어찌 하겠습니까?"
기분이 상한 육촌형이 얼굴을 붉히며 따지고 들었다.
"그렇지 않다. 내가 지금 가죽 잘 다루는 사람을 보니 비록 버릴만한 가죽일지라도 마디마디 깁고 조각조각 다듬으니 목이 긴 신발도되고, 목이 짧은 신발도 만들수 있었다. 물건은 본래 좋고 나쁜 것이 없어 좋은 기술자는 능히 그것을 이용 할 수 있고, 사람은 지혜롭고 어리석은 이가 없어 현명한 사람이 그 사람을 쓰기에 달려 있다"
이윽고 몇달이 지난후 권제는 육촌형을 예빈시의 판사로 추천했고, 그후 육촌형은 비록 이름을 크게 날리지는 못했지만 큰 허물없이 직무를 수 행 했다.
어느날 권제가 육촌형을 만나자 무척 반가워하며 이렇게 말했다.
"과연 형님의 말씀이 옳았습니다. 저는 잘 썼고, 형님 또한 목이 긴 신발과 목이 짧은 신발을 만들 수 있는 자리에 둘만 했습니다."
이렇게 이솝 우화 보다 더 재미있는 우화 한가지를 소개해 본다. 209 - 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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